D+102 라싸 도착
2009/06/11
라싸 가는 기차 둘째날..
하루 넘게 가야하는 구간이라 기차에서 밥도 사먹고 사가지고 간 라면도 끓여먹고..
거의 끓는 물이 팔팔 나와서 뽀글이 해먹는데도 라면이 푹~ 잘 익는다..
가는 길에 창밖으로 보이는 티벳의 하늘과 구름이 참 멋있다..
그동안 본 설산과는 비교도 안되게 눈이 엄청 쌓여있는 티벳의 산들..
라싸는 해발이 3600미터나 되기 때문에.. 가는 중에 라면이며 과자가 저렇게
터질듯이 부풀어 올랐다.. 그중 몇개는 아예 터져버린 것도 있었다..
남초호수.. 우린 일정상 남초호수는 안 갈 예정인데..
가는길에 몇시간 동안 남초호수가 보인다. 이 호수가 그렇게 멋지다는데..
티벳의 하늘을 보지 않고는 하늘을 논하지 말라고 했다는
중국사람들의 말이 완전 뻥은 아니구나 싶었다.. 하늘색깔이.. 정말 보지않고는
설명할수가 없다..
고도가 점점 높아져서 3600미터 가까이 오자 슬슬 머리가
아파지기 시작한다.. 열씨미 떠들던 중국 사람들도 하나씩 쓰러지고
토하고.. 다들 죽어가고 있었다.. 기차에서는 열씨미 소리를 내면서
산소를 내뿜어주고 있었지만 아마 그걸로는 역부족인가보다..
나도 머리가 띵 해오면서 아파지기 시작했다.. 고산증은 참 기분 나쁜 증세다..
괜히 기운이 없고 속이 메슥거리고 머리가 아프고..
한 2000미터에선 끄덕 없었는데.. 3600m은 정말 다르긴 한가보다..
기차에서 내려서 나가기 전에 사람들의 체온을 잰다.
총처럼 생긴 걸 이마에 들이대고 총 쏘듯이..
돼지독감 때문에 그러는거 같은데 비행기 아닌 기차에서도 검사할 줄은 몰랐다..
어렵게.. 라싸에 도착했다..
패키지로 다녀야해서 우리 마음대로 돌아댕기지는 못하지만..
어쨌든 힘들게 힘들게 해서 티벳 땅을 밟았다..
우리 기차는 원래 늦게 도착하는 거였는데 거기다가 2시간 더 연착이 되었다..
미안한 마음으로 나가보니 함께 하기로 한 일본인 커플과 가이드, 운전기사가
기다리고 있었다.. 환영한다는 뜻이라는 하얀색 스카프 같은걸 둘러주면서..
라싸에 도착해서 호스텔을 찾아갔는데. 뜻밖에 예약이 되어있지 않았다..
어쨌든 비슷한 수준의 숙소를 소개받아 가긴 했는데..
별로 시설이 좋지는 않다.. 그냥 저냥 그래도 꼭 3성이상에서 자야한다고 하는
그런 여행사도 있었으니까.. 그거에 비하면 저렴한 방을 사용 할 수는 있었다..